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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 - 샤넬
샤넬이 가지는 상징성은 단순한 패션 브랜드로서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패션 문외한일지라도 샤넬의 CC 로고만큼은 구분할 줄 알고, 블랙과 화이트의 단아한 조화 앞에선 누구라도 샤넬을 떠올린다. “샤넬의 N˚5를 입고 잔다”던 마릴린 먼로의 한마디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향수에 관한 유명 어록 중 하나로 전해지고 있으며, 여성들이 오늘날 걸친 대부분의 현대 의상은 가브리엘 샤넬이 남긴 유산일 확률이 크다. 이토록 많은 의미를 지닌 샤넬의 이야기를 칼 라거펠트의 시선으로 풀어낸 전시,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에선 그가 디자인한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비롯해 가브리엘 샤넬이 생전에 유일하게 선보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 ‘비주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의 리에디션, 그리고 전설로 남은 향수 샤넬 N˚5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진다. 가장 클래식하며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브랜드답게 디지털 역동성에 한국적인 감성까지 녹여낸 이 전시는 샤넬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하나의 여정과도 같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브리엘 샤넬이 아끼던 코로만델 병풍에서 영감을 받은 천장이 나타난다. 계단을 따라 이동하면 샤넬의 흔적을 따라 걸을 수 있는 M1층이 펼쳐지는데, 여기에는 미니 필름부터 모자 포장 상자에 이르기까지 샤넬의 프랑스 부티크를 연상시키는 소품들이 즐비하다. 옆 전시실에는 행운의 부적과 컬러, 패턴, 조각상처럼 그녀가 소중히 여기고 칼 라거펠트가 계승하여 하우스의 심벌로 발전시킨 오브제들이 자리한다. 오롯이 향수 N˚5를 위해 준비된 세 번째 공간을 지나면 캔버스로 포장하고 3D로 바느질한 계단이 나오고, 곧 동시대적인 샤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M2층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선 ‘비주 드 디아망’ 컬렉션의 리에디션 작품을 착용한 샤넬 하우스의 친구들(하우스의 컬렉션과 캠페인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온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릴리-로즈 뎁이 대표적)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한쪽 전시실에선 마찬가지로 ‘비주 드 디아망’ 리에디션 컬렉션을 착용한 지드래곤과 아이린·수주 등 반가운 얼굴들의 폴라로이드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자수 공방 르사주, 꽃과 깃털 장식 공방 르마리에, N˚5 향수 공방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공간에 서면 뛰어난 장인 정신과 섬세한 기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상상 대화를 묘사한 ‘더 리턴’과 몇 편의 단편영화들. 모두 칼 라거펠트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것으로, 샤넬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로 채워진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전은 샤넬의 아이콘과 코드, 상징을 감각적으로 조명하며 관람객을 매혹시킨다. 반대로 관람객은 창조적인 칼 라거펠트의 시각과 재해석에 감상을 더하며 샤넬의 새로운 오늘을 만들어간다. 샤넬이 어떤 방식으로 오랜 시간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왔는지, 또 이 이름 하나에 얼마나 무수한 의미가 깃들었는지, 파리 캉봉도 유럽 어느 도시도 아닌 대한민국 서울에서 펼쳐지는 이 전시를 관람하면 모든 답을 찾을 수 있다.

photo (MAIN) Bijoux de Diamants reeditions - Etoile filante watch 1 Gabrielle Chanel at work photographed by Roger Schall, 1937ⓒ Collection Schall 2 Lily Collins By Karl Lagerfeld 3 Lily-Rose Depp By Karl Lagerfeld.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
세계적인 건축가, 아티스트들과 여러 차례 협업하며 예술 기반의 럭셔리를 몸소 보여준 루이 비통이 새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6월부터 약 세 달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Volez, Voguez, Voyagez - Louis Vuitton)은 패션 전시의 대가로 알려진 큐레이터 올리비에 사이야르(Olivier Saillard)가 기획을 맡으며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루이 비통의 최고 경영자인 마이클 버크(Michael Burke) 회장 역시 “이번 전시를 위해 올리비에 사이야르는 메종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마주하고 그곳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려 했으며, 루이 비통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신선한 관점을 제시했다”며 전시에 갖는 기대감과 프라이드를 드러냈을 정도. 이번 전시는 루이 비통이 지금과 같은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함께해 온 이들의 발자취를 쫓는 기록이자, 160년 넘게 이어져온 메종의 오랜 여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는 메종의 상징과 히스토리, 도전 정신이 담긴 앤티크 트렁크를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루이 비통의 뿌리에 대해 소개하는 ‘나무’ 섹션, 이동 수단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메종의 탐험 정신이 깃든 ‘여행의 발명’ 섹션, 루이 비통과 집필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재의 시간’ 섹션, 예술을 녹여낸 ‘페인팅 트렁크’ 섹션, 가스통-루이 비통의 앤티크 컬렉션 소장품을 엿볼 수 있는 ‘진귀한 트렁크’ 섹션, 스페셜 오더만의 특별한 매력을 공개하는 ‘뮤직 룸’ 섹션,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구성된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섹션을 비롯한 열 개의 섹션이 등장하며 끝으로 메종의 장인 정신에 헌정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전시에는 루이 비통 아카이브와 파리 의상장식박물관 ‘팔레 갈리에라’에 보관돼 오던 오브제 및 소장품, 개인 컬렉션이 대거 포함돼 풍성함을 더한다.
열 개의 섹션 중 특히 신선한 부분은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 섹션으로, 루이 비통과 한국이 가진 연결 고리와 역사에 대해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세계 각국 장인들의 정교한 작품이 소개됐던 1900년대의 파리 만국 박람회에 대한제국이었던 한국 역시 ‘Coree’라는 참가명으로 여러 작품을 출품했고, 나란히 ‘여행과 가죽 제품’ 섹션을 선보인 루이 비통과 자연스레 인연을 맺게 된 것. 당시 전시됐던 오브제 중 일부는 아직 프랑스에 남아 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 산하의 음악박물관에서 공수해 온 그 작품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브랜드의 역사를 일방적으로 서술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의류, 슈즈, 보석, 시계에 담긴 프랑스 고유의 예술적 감성과 메종 특유의 장인 정신을 통해 관람객의 공감까지 이끌어내기 때문. 패션에 대해, 혹은 브랜드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해도 상관없다. 단 한 조각의 가죽에서 시작된 예술, ‘럭셔리’로 불리는 작은 가방 하나가 건네는 영감은 친밀하고도 우아하게 모든 관람객을 사로잡을 테니까.

photo ⓒJ Souteyrat


EDITO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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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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